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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클라베(2024) 줄거리·결말·총평 — 아카데미 화제작, 직접 보고 왔습니다

by congkong1 2026. 4. 28.

기본 정보
- 감독: 에드바르트 베르거
- 출연: 랄프 파인즈, 스탠리 투치, 존 리스고, 이사벨라 로셀리니
- 장르: 드라마 / 스릴러
- 상영 시간: 120분
- 원작: 로버트 해리스 동명 소설(2016)
- 한국 개봉일: 2025년 3월 5일


들어가며 — "영화제 영화는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화제가 된 영화들 중 유독 눈에 띈 작품이 있었습니다. 바로 콘클라베(Conclave)입니다. 솔직히 처음엔 '교황 선거 영화'라는 소재가 다소 낯설고 무거울 것 같아 선뜻 손이 가지 않았어요. 하지만 막상 보고 나니, 이 영화가 왜 전 세계 시상식에서 70관왕을 넘겼는지 단번에 이해가 됐습니다.

콘클라베는 '영화제 영화는 재미없다'는 선입견을 통쾌하게 배반하는 작품입니다. 단순한 종교 영화가 아니라, 인간의 욕망과 권력, 위선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밀실 정치 스릴러에 가깝습니다.


콘클라베란 무엇인가?

영화를 보기 전에 '콘클라베'가 무엇인지 잠깐 짚고 가겠습니다.

콘클라베는 새 교황이 선출될 때까지 진행되는 비밀스러운 투표 제도입니다. 추기경들은 외부와 차단된 채 바티칸 안에 갇혀 하루 종일 투표하고, 서로 싸우고, 비밀을 폭로합니다. 흰 연기가 피어오르면 새 교황이 선출됐다는 신호,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면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는 신호라는 사실, 많이 들어보셨죠? 이 영화는 바로 그 밀실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낱낱이 보여줍니다.


줄거리 — 바티칸 밀실의 권력 게임

교황이 심장마비로 서거한 뒤, 영국 출신의 학장 토머스 로렌스 추기경(랄프 파인즈)의 주재 아래 콘클라베가 소집되어 차기 교황 선출을 위한 논의가 시작됩니다. 유력한 후보로는 미국 출신의 진보적 개혁가 알도 벨리니, 나이지리아 출신의 보수주의자 조슈아 아데예미, 캐나다 출신의 중도 성향 조셉 트렘블레이, 이탈리아 출신의 강경한 전통주의자 고프레도 테데스코 등이 거론됩니다.

겉으로는 신의 뜻을 묻는 엄숙한 자리.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집니다. 각 후보들의 숨겨진 과거가 하나씩 폭로되고, 유력했던 후보들이 스캔들에 휩쓸리며 판세가 뒤집힙니다. 여기에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인물, 카불에서 홀로 나타난 정체불명의 추기경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중심에는 로렌스 추기경이 있습니다. 로렌스는 믿음보다는 의심을 가까이하는 인물입니다. 콘클라베를 진행하며 추기경들이 진짜 교황감인지 가려내는 데 몰두하고, 관객은 그의 시점에서 교황 선출 과정을 함께 지켜보게 됩니다.


연출과 연기 — 밀실을 꽉 채우는 긴장감

감독 에드바르트 베르거는 이 영화를 다국적 기업이나 워싱턴 정계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정치적 음모의 체스 게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영화를 보다 보면 종교적 배경이 오히려 부차적으로 느껴질 만큼, 권력을 둘러싼 인간의 본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에드바르트 베르거 감독의 탐미적이면서도 차분한 연출과, 랄프 파인즈를 중심으로 한 뛰어난 배우들의 앙상블이 이 작품의 가치를 한층 빛나게 합니다.

음악도 인상적입니다. 작곡가 폴커 베르텔만은 전통 악기 대신, 손가락에 물을 묻힌 뒤 유리 막대를 문질러 소리를 내는 '크리스탈 바셰(Cristal Baschet)'라는 독특한 악기를 채택했습니다. 덕분에 영화 내내 어딘가 영적이고 불안한 분위기가 이어지는데, 그것이 이야기의 긴장감을 한층 높여줍니다.


영화가 던지는 질문들

콘클라베는 단순한 스릴러에 머물지 않습니다. 영화는 종교 권력의 위선과 부조리, 여성을 향한 구조적 배제, 억압된 정체성 등 다층적인 메시지를 깊이 있게 다룹니다. 감독은 이 영화의 본질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가부장제에 대한 이야기라고 직접 밝히기도 했습니다.

신의 뜻을 대리한다는 사람들이, 정작 인간적인 욕망에 가장 취약한 모습을 보일 때 느끼는 그 묘한 감정 — 경악인지 공감인지 모를 그 감정이 영화가 끝난 후에도 한참 남습니다.


수상 이력 — 왜 이 영화가 화제인가

콘클라베는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BAFTA) 최우수 작품상,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 각색상, 골든 글로브 시상식 최우수 각본상을 수상했습니다. 아카데미에서는 작품상, 남우주연상(랄프 파인즈), 여우조연상(이사벨라 로셀리니) 등 총 8개 부문에 후보로 오르며 그해 가장 주목받은 영화 중 하나였습니다.

버락 오바마도 2024년 가장 좋아한 영화 중 하나로 이 작품을 꼽았습니다.


총평 —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4.5/5)

콘클라베는 자극적인 액션이나 화려한 CG 없이도 120분 내내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조용하지만 치밀하고, 엄숙하지만 날카롭습니다.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미학적 성취와 서사적 재미, 철학적 주제를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균형 있게 아울러 낸 영민함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이런 분께 특히 추천합니다:
- 정치 스릴러, 밀실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분
- 화려함보다 연기와 서사로 승부하는 영화를 선호하는 분
- 아카데미 수상작, 시상식 화제작을 챙겨보는 분
- 《대부》,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같은 영화를 좋아하는 분

사실 좀 지루한 감이 있어서 인내가 필요하긴 한데, 그 느림 속에 쌓이는 긴장감이 이 영화의 진짜 매력입니다

* 본 리뷰는 스포일러를 최소화하여 작성되었습니다. 결말의 반전은 직접 확인하시길 권장드립니다.